DB's equipments2022. 4. 1. 22:24

시작은 칼자이스 렌즈들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러다 상품명이 렌즈 설계와 관련된 것을 알았다. 그리고 칼자이스의 아픈(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역사를 알게 되었고... 그러다가, 2022년 1월인가부터 자이스이콘을 통째로 털어간 소비에트 연방, 즉 소련이 생산한 렌즈에 급 관심이 생겼다. 나름대로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를 했다. 그리고 나를 유혹하는 이베이의 손짓에 무의식적으로 응답했다. 내 오른손이 마우스와 함께 하는 일을 내 머리는 알아도 모르는 척 했다.

 

 

 

 

 

 

 

 

단 돈 29달러, 한국으로 배송비까지 44달러!! 부담없는 가격~~ From Ukrain

(Does not ship to Korea, South는 최근에 바뀐 메세지이다. 주문할 때는 USD 15 ship to Korea, South라고 되어있었다.) 

망설임 없이 결재를 눌렀다. 그 날이 2022년 2월 13일이었다. 그리고 직후 뉴스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러시아가 2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다."

 

 

 

이렇게 나는 반전론자가 되었다.

 

 

 

2월 16일은 지나갔지만 전쟁의 위기는 여전했고 무사히 나의 렌즈가 오(고 또한 전쟁이 안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그리고 2월 23일 인천공항에 물건이 도착했다는 메세지가 떴다. (그리고 다음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2월 23일, 렌즈가 한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그동안 세컨드로 생각해 둔 놈을 또 주문했다. 한국에 막 온 놈과 초점거리는 비슷(?)하지만 다른 설계로 만들어진 렌즈를.... 의외로 이 모델은 가격대가 있어서, 면세 한도인 150달러 이하면서 납득할만한 상태의 물건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From Russia.. 아놔.. 주문하고 다음날 전쟁이 터지다니..

 

ㅠㅠ

 

 

얼마 후 뜬 각 국가와 러시아의 영공폐쇄, 항공편 취소 뉴스...

아니나다를까... 이베이 메세지로 판매자의 연락이 왔다.

 

 

Hello.
I want to inform you that due to the unfriendly actions of the Russian leadership towards Ukraine, delivery services cannot work in the same mode and quickly deliver goods to customers. The delivery time of international shipments will definitely be increased, with closed skies in Europe and the USA, this is inevitable. But the delivery service assured me that they will take all measures to deliver parcels through other countries. I apologize for the inconvenience. The goods will be delivered 100 percent. but with a delay . I'm sorry again.

 

 

그리고 한국으로의 배송도 안된다는 것으로 상품 멘트가 바뀌었다. 헐~~~ 어쩔,,, 기다려야지. 그래도 모스크바-인천 사이의 항공편은 유지되고 있으니까... 거의 매일같이 러시아 우편 사이트를 들어가보지만 접속 자체가 안되고, 이베이에도 트래킹 번호만 뜬 채 이후로 업데이트가 안되던 중(?!) 어라?? 우체국 사이트에서 그냥 입력해 본 트래킹 조회에 "인천에 있어요~~"라고 뜬다. 뭐지?? 진짜인가?? 그리고 다다음날.. 나는 러시아로부터 두번째 렌즈를 받았다.

 

 

렌즈 두개를 구입하다보니 이베이 등록 메일에 매일같이 "....still of interest?"라는 멘트가 등록되었다. 그냥 메일만 쭈르륵 찍어서 삭제하다가 우연히...... 눈에 띄는 렌즈가 등장했다. 이놈 참 눈이 가네~~ 눈이 가니 손도 가네~~ 주구장창 검색을 하네~~ 그런데 조건이 좀 까다로워졌다. 면세 한도 150달러 이내, 1960년대 이전 생산품(소련렌즈는 오면 올수록 상태가 영 아니올시다가 된다 카더라는 말이 있어서...) 우크라이나랑 러시아에서 오는 것 (배송)안됨(이베이를 보면 알겠지만 소련제 렌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딜러들이 판매하는 물량이 제일 많다.). 이런저런 조건들이 많아서 그만볼까 생각하던 쯤 눈에 확 띈.......... 그리고 손은 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From Kazakhstan

프롬 카자흐스탄

 

 

 

 

 

이렇게 나의 관심을 끌어낸 소비에트 렌즈 3개가 모였다. 다행인지 호기심이 더 생기지는 않았다. 다만 전부 L39마운트이다보니........ 라이ㅋ(미쳤어??!!!) 그래도 제대로 쓰고 느껴볼려면 2~3달은 쓰면서 많이 찍어봐야되지 않을까 싶다.

 

 

 

ФЭД 1:3.5 50mm (Индустар-10)
Юпитер-3 1:1.5 F=5cm п (1959産)
Юпитер-12 1:2.8 F=3.5cm п (1959産)

 

 

 

 

 

 

 

작고 몬생겼군. 특히 마지막 놈.... ㅋㅋㅋㅋㅋㅋ

 

 

 

 

Posted by 시지™